
사람들이 동시에 통화를 하거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하나의 통신 회선을 나눠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속에는 굉장히 정교한 기술이 숨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CDMA’는 현대 통신 기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 중 하나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CDMA가 어떤 방식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왜 중요한지 아주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다중접속방식이란?
통신에서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같은 회선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다중접속방식(Multiple Access)’입니다. 말 그대로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이죠.
대표적인 다중접속방식에는 시간 분할 방식(TDMA), 주파수 분할 방식(FDMA), 그리고 코드 분할 방식(CDMA)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CDMA는 그 특성상 같은 주파수를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사용해도 충돌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습니다.
CDMA란 무엇인가요?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는 ‘코드 분할 다중 접속 방식’이라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통신에서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구분해서 전달해야 하는데요, 마치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말할 때도 서로의 말이 헷갈리지 않도록 각각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CDMA에서는 ‘고유 코드’를 사용해 데이터를 구분합니다. 이 코드는 수학적으로 설계된 고유한 패턴으로, 보내는 쪽과 받는 쪽 모두 이 코드를 알고 있어야 통신이 가능합니다. 다른 사람이 같은 주파수를 쓰더라도 내가 보낸 신호는 내 코드로만 해석되므로 간섭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CDMA의 작동 원리 – 코드가 열쇠가 된다
CDMA 방식에서는 같은 주파수 대역 안에서 여러 사용자의 신호가 동시에 전송됩니다. 이때 각 사용자의 데이터는 서로 다른 ‘확산 코드(Spreading Code)’로 확산되어 전송되며, 수신자는 해당 코드와 일치하는 신호만을 걸러내어 원래의 정보를 복원합니다.
예를 들어, A, B, C 세 사람이 동시에 같은 채널로 데이터를 보낸다고 가정해보죠. 이들이 각각 다른 코드로 정보를 암호화해 보내면, 수신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코드만으로 신호를 복원하므로 다른 사람의 데이터는 자연스럽게 걸러지게 됩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보안성’과 ‘신호 간 간섭 억제’ 효과도 얻게 되죠.
CDMA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CDMA는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통신하더라도 주파수 간섭이 적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단말기와 기지국 사이의 통화 품질을 높여주며, 이동 중에도 끊김 없는 통화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또한, 주파수 효율이 높기 때문에 더 많은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같은 대역폭을 더 많은 사람이 나눠 쓸 수 있다는 뜻이죠. 이 덕분에 CDMA는 초기 휴대전화 기술에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보안성 또한 CDMA의 장점입니다. 각 사용자가 고유의 코드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이를 도청하거나 해킹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실제로 군사용 통신 기술에서 먼저 사용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GSM과 비교한 CDMA
CDMA는 과거 한국과 미국에서 주로 사용된 방식이고,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은 유럽과 아시아 대부분에서 표준으로 채택된 방식입니다. GSM은 주파수를 시간으로 나누어 쓰는 TDMA 기반이며, CDMA는 코드로 나누기 때문에 한 주파수 대역에서 더 많은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GSM은 SIM 카드 중심의 인증 방식을 사용하고, 국제 로밍이 CDMA보다 유리하다는 특징이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는 GSM이 더 널리 퍼졌습니다. 하지만 CDMA는 음성 품질과 수용 인원 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특히 한국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이 방식을 적극 채택하며 전국망을 구성했습니다.
CDMA는 지금도 사용될까요?
현재는 4G LTE, 5G와 같은 패킷 기반 통신이 주류가 되면서 CDMA는 점차 퇴출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기반이 된 ‘다중접속 기술’ 자체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특히 5G에서는 NOMA(비직교 다중접속)
처럼, CDMA의 원리를 일부 응용한 새로운 방식들이 등장하고 있죠.
즉, CDMA는 단순히 사라진 기술이 아니라, 현대 무선 통신 기술의 기반을 다진 중요한 발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CDMA는 여러 사용자가 하나의 주파수를 동시에 사용하면서도 서로 간섭 없이 통신할 수 있게 해준 놀라운 기술입니다. 수학적 코드로 사용자를 구분하는 이 방식은 한때 세계 무선 통신 시장을 이끌었으며, 지금도 그 원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변형되어 활용되고 있습니다. CDMA를 이해하면, 단지 통화 품질이 좋은 이유뿐만 아니라, 무선 통신 기술이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다중접속방식 – CDMA […]
[…] 관련 글: 다중접속방식 – CD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