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D 패킷 조립과 분해

비동기식 단말기와 패킷 네트워크 사이를 연결해주는 PAD라는 장치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컴퓨터나 통신 기기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경우, 그 중간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럴 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PAD입니다. 이 글에서는 PAD가 어떤 장치인지, 어떻게 데이터를 조립하고 분해하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아주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PAD란 무엇일까요?

PAD는 영어로 Packet Assembler/Disassembler의 줄임말입니다. 직역하면 “패킷 조립기 및 분해기”라는 의미인데요, 이름 그대로 데이터를 패킷으로 모으거나 반대로 패킷을 원래의 데이터로 되돌리는 일을 합니다. 이 장치는 특히 X.25라는 옛날 패킷 교환 네트워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비동기식 단말기와 네트워크의 차이 이해하기

PAD가 필요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비동기식 단말기와 패킷 네트워크의 차이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키보드나 터미널 같은 장치는 데이터를 한 글자씩 보냅니다. 이 방식은 ‘비동기식(asynchronous)’이라고 불립니다. 반면, 인터넷이나 패킷 교환망은 데이터를 일정한 크기의 블록, 즉 ‘패킷(packet)’으로 만들어 주고받습니다. 이 두 방식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직접 연결하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AD가 등장합니다. PAD는 비동기식 장치에서 입력된 데이터를 받아서 일정한 크기로 조립해 패킷으로 만들고, 반대로 네트워크에서 받은 패킷을 다시 글자 단위로 분해해서 단말기로 보내주는 역할을 하죠.

X.25 네트워크 시대의 연결자 역할

PAD는 특히 1980~1990년대 초반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당시에는 X.25라는 패킷 교환 방식의 통신망이 주를 이뤘기 때문입니다. 이 네트워크는 오늘날의 인터넷과 비슷하지만, 속도는 훨씬 느렸고, 연결 방식도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PC보다 터미널이 많았고, 이들을 X.25망에 연결하려면 꼭 PAD가 필요했죠.

PAD의 핵심 기능 – 조립과 분해

PAD는 크게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합니다. 바로 데이터를 패킷으로 ‘조립(assemble)’하는 것과, 다시 ‘분해(disassemble)’해서 원래의 형태로 돌려놓는 작업입니다.

PAD의 조립 기능: 데이터 → 패킷

PAD가 조립하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비동기식 단말기에서 글자 하나하나 입력되면, PAD는 이 문자들을 잠시 모아둡니다. 일정한 양이 쌓이면 그걸 하나의 패킷으로 만들어 네트워크로 전송합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글자만 모으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등의 정보가 담긴 ‘헤더(header)’도 붙여줍니다. 마치 편지봉투에 수신자, 발신자를 적는 것처럼요.

이렇게 만들어진 패킷은 네트워크를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됩니다. 상대방의 PAD가 다시 이걸 해석하게 됩니다.

PAD의 분해 기능: 패킷 → 데이터

분해 과정은 조립의 반대입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받은 패킷은 헤더 정보와 함께 PAD에 도착합니다. PAD는 이 패킷에서 헤더를 떼어내고, 안에 들어 있는 데이터를 꺼냅니다. 그런 다음 한 글자씩 단말기로 보내주죠. 마치 택배 상자를 열고 내용물을 꺼내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하면 비동기식 단말기는 자신이 네트워크가 아닌 사람과 직접 주고받는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변환 작업은 PAD가 알아서 처리해주니까요.

PAD와 관련된 표준 – Triple X 프로토콜

PAD는 단순한 기계장치가 아니라, 정해진 규칙에 따라 작동하는 장치입니다. 이 규칙들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T)이라는 국제기구에서 제정했으며, 대표적으로 X.3, X.28, X.29라는 세 가지 표준이 있습니다. 이 세 표준을 합쳐서 ‘Triple X 프로토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X.3 – PAD의 설정값 정의

X.3은 PAD가 어떤 식으로 동작할지를 정해주는 설정값(파라미터)을 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문자를 하나 입력할 때마다 바로 전송할지, 몇 개를 모아서 보낼지, 특정 문자는 어떻게 처리할지 등을 이 파라미터로 설정합니다. 사용자는 이러한 설정을 조정해서 통신 품질이나 효율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X.28 – 단말기와 PAD 사이의 통신

X.28은 비동기식 단말기와 PAD가 어떻게 서로 대화할지를 정의한 표준입니다. 단말기는 PAD에게 명령을 보내서 연결을 요청하거나, 설정을 바꾸거나, 연결을 종료할 수 있죠. 예를 들어, SET PARAMETER 명령을 입력하면 PAD의 동작 방식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X.29 – PAD와 네트워크 사이의 통신

X.29는 PAD가 네트워크와 어떤 방식으로 패킷을 주고받을지를 정한 표준입니다. 여기에는 패킷을 언제 보내는지, 오류가 생겼을 때 어떻게 처리하는지, 흐름 제어는 어떻게 할지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덕분에 전 세계 어디서나 PAD를 같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죠.

오늘날 PAD는 어디에 있을까요?

PAD는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기기들이 동기식 통신을 사용하고, 인터넷 기반의 고속 통신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신 기술이 발전하는 데 있어 PAD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의 TCP/IP도 데이터 조립과 분해라는 원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PAD를 이해하면 오늘날의 통신 방식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 PAD의 의미 다시 보기

PAD는 과거 컴퓨터 통신에서 필수적인 장치였고, 비동기식 단말기와 패킷 교환망의 차이를 극복하게 해준 기술입니다. 비록 오늘날에는 잘 사용되지 않지만, 당시에는 통신 혁신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데이터를 ‘모아서 보내고’, ‘다시 풀어주는’ 개념은 지금도 다양한 네트워크 기술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PAD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현대 통신 시스템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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